[메모] 살인귀

어느날 그녀를 여성으로서 보게 되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녀를 죽이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었다.

비정상이라는 자각
쾌락에 대한 충동
세상에 대한 체면
살인에 대한 유혹
지금까지 쌓아온 관계

여러가지 요소가 플러스/마이너스 되어간다.

정신을 차려보니 꿈에서 그녀를 죽이고 있었다.
느껴지지 않는 죄악감이 플러스.
죄악감을 느끼지 않는 자신에 대한 죄악감이 마이너스.
목을 조르는 생생한 감각이 플러스.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동자가 마이너스.
그녀를 죽인다는 상황이 플러스.
그녀가 존재하지 않을 세상이 마이너스.

유혹이, 충동이, 쾌락이, 자꾸자꾸 플러스. 플러스 플러스 플러스.
…지금 당장이라도 한계에 도달할지도 모른다.

사랑이 커져갈수록 유혹도 커져간다.
날이 갈수록 미친 충동이 커져만 가고, 그에 따라 미친 자신에 대한 증오가 늘어만 간다. 그녀를 죽이고 싶은 마음이 커질수록 그녀에 대한 상실감이 커진다. 사회의 질서 속에서 질식할 것 같은 자신을 억누르며 공기를 들이킬때마다 혐오라는 감정이 마음을 갉아먹는다.

나에 대한 혐오와 증오와 분노와 멸시. 그녀에 대한 사랑과 동경과 우정과 바람. 그리고 내 가슴 속에 존재하지 않는 양심까지 짜내어 이 몸을 억누른다. 그러나 언젠가는 그녀를 죽이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그렇게 되기 전에 누군가 나를 죽여다오.

by 아크리트 | 2009/07/02 20:26 | 기타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VillainLab.egloos.com/tb/1544048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